발레리나 강수진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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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발레리나 강수진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독후감

by 써너리 2019. 6. 27.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강수진 자서전 읽고쓰는 독후감 

요즘의 나는 참 의미 없게 살아가고 있다. 본성이 게으름을 타고 난 건지 만사가 귀찮아지는 날들이 잦다. 잦아도 너무나 잦다. 그것이 항상 고민이고 큰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고 산다. 주위에 누군가는 하루에 몇 개씩 어떤 일을 처리하는 데 나는 일시 정지가 눌려진 삶처럼 그대로 멈춰진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면 내가 내게 주는 처방전이 딱 하나 있는데, 무작정 책을 읽는 것이다. 특히나 이렇게 무언가 의미를 잃어버린 시간 탐험을 할 때면 자기 계발서나 에세이를 자주 읽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런 날이 왔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읽어야지 하다가 잊혀져 버렸다. 최근 어떤 책을 읽다가 본인은 발레리나 강수진 님의 발 사진을 핸드폰 배경화면 설정을 하고 매일 들여다봤다고 한다. 그 구절을 읽다가 이 책을 읽어야지 했다가 깜빡 잊고 있던 것이 생각이 났다. 당장 도서관 사이트에 들어가 예약을 했다. 

이제는 나온 지 몇 해가 지나 바로 대출을 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많이 혼이 났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정신 상태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됐다. 나 자신이 왜 이렇게 의지가 없이 살고 있는지 조금 실타래가 풀려갔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더욱 풀려갔다. 그리고 내가 뭘 해야 할지 조금 더 명확해졌다.

뭔가 과장되고, 최후의 1인이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하는 류의 글이 아니라 더 좋았다. 이미 알려진 대로 성공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그녀는 멋지게 발레에 인생을 바쳤다. 문장 한 마디마디 그녀의 인생이 담겨 있다.

원래는 현대무용을 하다 중학교 2학년때 처음 발레를 했다고 한다. 뼈가 아물지 않는 유년기에 시작하는 것이 발레라고 하나, 그녀는 15살 나이에 시작한 아주 늦은 케이스였다. 그럼에도 학교 공부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아 새벽 4시에 일어나 도서관을 갔다고 한다. 2시간 정도 공부를 하고 다시 등교 시간에 맞추어 학교로 등교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발레로 전향한 중학교 때 이후로 지금까지 4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고 한다.

지금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사우나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그리고 2시간 정도 연습에 들어간다고 한다. 나는 잠을 줄이고 싶은 욕구가 항상 있었다. 그래서 이런 내용들이 더 확 와닿았다.

그리고 화살을 쏘려면 과녁을 조준해야 한다고. 과녁을 조준하지 않고서는 100% 빗나간다고 하며 목표를 설정하고 몰입하고 집중하라고 한다. 오늘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지금 당장 뭐부터 처리해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든 메모지에 남기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 24시간이라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상대적이다. 시간에 관해서는 그녀는 철저했다. 

제대로 안 하면 1시간도 힘들지만, 몰입을 하면 18시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맞다. 나 역시도 그랬다. 나는 늘 집중력이 없고 산만하여 이것저것 들쑤기만을 반복하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다른 것에 대안을 찾는 일이 잦았다.

그게 결국 내 인생이 되고, 내 삶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이런 자잘한 습관들이 관성이 붙어 결국 내가 된 것이다. 

모든 게 다 맞는 얘기만 쓰여 있어 마음이 아팠다. 내가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이유들이 명확히 쓰여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루지 못한 것들을 내 친구는 이루고 결국 내가 뒤쳐져 버린 일련의 결과들도 왜 그 친구들만 이룰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인정하게 됐다.

어떤 면에서는 내가 더 노력했을지라도, 노력과 실력은 다른 거니까.

돌아보면 후회되는 일들이 너무나 많은데, 그녀는 절대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책 제목처럼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오늘은 사는 것. 오늘 할 일을 오늘 하고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것들이 그녀가 지금까지도 열심히 살고 있는 비결인 것이다. 

 

나는 만족을 잘한다. 그래 오늘 이 정도 했으면 됐지. 하지만 그녀는 만족하지 않는다. 만족하지 않는 자신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어제보다 0.01%라도 조금 더 하는 것. 그것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매일 조금씩 어제보다 더하는 오늘을 만드는 데 어떻게 성장하지 않고 멈춰있을 수 있을까.

삶의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지만, 나와 참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삶이었다. 그래서 내 하루가 변화가 없다는 것도 느낀다.

그 사람의 하루를 보면 왜 그 사람이 잘못되고 있는지 알게 된다고 하지 않았나..(누가 얘기한 건지는 모르겠다 어디서 주워 들었는데..)

인생에서 넘어지는 건 중요하지 않다.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일어서지 못하면 그 사람은 그곳에 머물게 된다고..

나는 지금 그곳에 머물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최종 면접에서 거듭 실패하고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었다. 결국 그게 트라우마처럼 마음의 상처를 남기게 됐다. 그냥 훌훌 털어버리고 그냥 일어날걸.. 그게 참 쉽지 않았다.

강수진 님은 수없이 넘어지고 일어났기 때문에 지금의 본인이 있다고 했다.

아프지만 그럼에도 일어나라고 조언했다.

좋은 글귀들이 너무 많아 연습장에 빼곡히 받아 적었다. 며칠 뒤에 다시 흐미해지는 조언들일지라도 오늘 다시 상기시키고 내일 또다시 상기시키면 내게도 조금 변화의 시작이 생기지 않을까.

나처럼, 모든 일에 흥미를 잃은 누군가가 읽으면 참 좋은 책이었다. 삶에 의미를 잃고, 모든 일에 관심이 없고, 그냥 시간 죽이기를 하며 보내던 내게 어떤 책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덮어져 버리는 책들도 있다. 똑같은 유형의 책들, 비슷한 말로 포장한 책과 같다고 느낄 수도 있다. 

오늘은 내가 마음의 문이 많이 열렸나 보다. 모든 이야기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받아들여졌다.

이 책은 마음을 열고 읽으면 더없이 좋은 지침서가 될 거다. 

그녀의 의지를 닮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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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국내도서
저자 : 강수진
출판 : 인플루엔셜 201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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